대필작가로서 넘어서는 안되는 선은 우선 제가 세운 직업윤리로 소개해드립니다.
첫째 의뢰자와 사랑에 빠지지마라
의뢰자들이 대필작가를 사적인 이유로 만나자는 경우가 있습니다. 의사, 변호사 전문직업든 마찬가지로 이런 유혹 존재합니다. 대필작가로 십 수년 일하면서 이성 의뢰자들이 추파를 던지는 경우가 많은데 저도 취향 이라는게 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미투를 안 당하거나 문제가 없었던 이유는 개신교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적 모델을 따랐기 때문입니다. 이성의 추파나 사적인 연락은 과감히 잘라냈습니다. 더불어 저는 가정이 있고 대한민국 ‘최초’ 책쓰기 전문가로서 대필작가라는 사회적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이성이 던지는 추파에 엮이지 않고 불륜이나 염문으로 이미지를 추락시키지 않았고 그러고 싶지도 않습니다. 대필작가는 원래부터 낙인찍힌 이미지가 많아서 작은 것에도 조심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도 이런 직업적 윤리성은 지켜나가고 있습니다.
둘째 논문같은 분야는 사회적 혼란을 초래하므로 협조하지 말자
대필작가에게 논문의뢰를 맡기려는 시도가 많습니다. 저는 2018년 저의 직업에 대해서 곤욕을 치룬적이 있습니다. 저의 직업을 대한민국 최초로 ‘대필작가’로 드러내놨기 때문에 생긴 에피소드인데, 인터넷 검색에서 ‘대필작가’와 ‘사업계획서’ 혹은 ‘논문’이라는 키워드가 겹치면서 제 이름이 나와 제가 브로커처럼 보였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모단체에서 저를 브로커라고 고발했고 저는 충격을 받아서 경찰서로 빨리 찾아가 뭐가 문제냐 조사를 자청했는데 결국 경찰조사단계에서 무혐의가 나왔습니다. 매우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던때였는데 직업적 명칭 때문에 안받아도 될 조사까지 받은 사건으로 보아 우리사회가 아직까지 대필작가를 문제라고 보고 있다는 고정관념을 깨나가기 위해서, 도덕적으로 완벽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사회적 혼란을 초래하는 일에는 가담하지 말자고 했고 협회원칙으로도 못을 박았습니다.
셋째 범죄는 돈이 되어도 책으로 미화하지 말자
대필작가에게 교도소 혹은 뉴스를 화려하게 장식했던 사건의 주인공들이 연락와서 자신의 사건이 기가 막히게 재미있으므로 책으로 쓰자, 시나리오로 만들자는 제안을 자주 받습니다. 하지만 범죄는 범죄이지 범죄를 미화하는데 고스트라이팅을 악용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몇 년전 마늘밭 돈뭉치사건의 주인공 측근이 제게 연락을 주어 돈은 얼마든지 줄테니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내자고 연락온적이 있었습니다만 사실상 거절하였습니다. 물론 처음 대필작가를 시작할때는 이런기준이 없어서 물불안가리고 써봤지만 결국 돌아오는 것은 의뢰자와의 갈등, 사회적인 비난과 도덕적 후회뿐입니다.
피해자들을 생각하면 범죄자들의 이야기를 도의적으로 미화해서는 안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저는 도덕적으로 완벽한 성인군자라고 말할 수 없으며 말하기도 싫습니다. 털어서 먼지안나는 사람 없듯이 저 역시 어딘가 보면 모자란 사람인데, 적어도 제 직업에 대해서는 이런 원칙만큼은 계속 지켜나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