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필작가와의 대화- 중앙일간지 기자분과의 인터뷰
중앙일간지 기자님과의 인터뷰내용을 정리하여 올려드립니다.
대부분 기자님들의 질문이 비슷한 내용들이 많아서
참고하시면 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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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필작가로 경력은 어떻게 되시나요?
(주 집필자로 참여한 경험은 몇번인지, 어떤 정치인들 책을 집필 하셨나요)
일찍 대필작가로 활동해서 경력은 15년정도이며, 장관후보/국회의원후보/차기대선후보등으로 구분할수 있습니다. 주로 주 집필자로 활동해왔습니다. 정치후보생들의 연설문등부터 시작해서 자서전까지로 보시면 되십니다.
2. 대필작가 업계의 규모가 궁금합니다. 구체적인 숫자가 부담스러우면 대략적인 규모라도 말씀해주셔도 될거 같습니다.
(총선-지방선거 때 대필작가협회를 통한 의뢰 요청 수, 대필작가협회에 등록된 작가 규모, 이번 총선 앞두고 성사된 대필작가 계약 현황 등)
2022년에는 7만 5000여개의 출판사가 있지만, 실제로 출판을 하는 곳에서는 대필을 하는지 안하는지는 정확한 통계를 내기 힘들고 신뢰도를 보장할정도로 조사를 한적이 없습니다. 사실 그럴만한 여력도 없고요. 하지만 기획출판을 하는곳은 대부분 대필작가를 기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출판 프로세스를 조금 이해를 한다면 대필작가의 개입이 필요한 부분이 몇곳이 있습니다. 첫째는 아예 처음부터 대필출판을할 경우, 두 번째는 기존 원고가 있지만 출판시장에 부적합해서 윤문혹은 리라이팅을 해야할 경우 이때 대필작가의 개입을 필요로 합니다.
대필출판을 하게 될 경우 대필로 볼것인지, 아니면 윤문이나 리라이팅도 대필로 볼것인지 세부적으로 나눠야 하겠으나 이 두가지를 모두 대필작가의 개입으로 본다면 출판의 60~70%정도로 보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대필작가 업계의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는지, 아니면 원래 컸지만, 대필작가협회에서 그규모가 가늠되어지고 있는 것인지는 아직도 알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다만 작가 회원수가 늘어나고, 대필 의뢰건수도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예전과 달리 대필출판에 대한 부정적인식이 점점 사라지고, 미국이 그러하듯이 대선후보가 대필작가(고스트라이터)를 통해 출판하는 것을 지극히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문화가 자리잡아가는 중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필작가협회를 통한 의뢰 요청수는 서울을 포함한 전국 15지역입니다. 지역을 거론을 할 수는 없습니다. 협회등록작가는 600여명정도로 늘어났으며, 총선 앞두고 대필작가 계약 한곳은 18여곳입니다. 앞서 협회를 통하지 않고 소개등으로 이어진곳이 3지역 정도입니다.
3. 대필작가의 업무 방식은 어떻게 되나요. 의뢰인에 따라 다르겠지만 통상의 집필 기간, 자료 수집과 인터뷰 등 작업 플로우가 궁금해서 여쭤봅니다.
업무방식은 계약이후 통상적으로 빠르면 2개월, 길게는 3~4개월정도의 집필기간을 갖습니다.
자료수집은 전적으로 온오프라인 인터뷰 및 원저자가 제공해주는 자료를 통해서 충당하며 인터뷰횟수는 원저자님혹은 비서진들과 사전 조율을 통해서 이뤄집니다.
이처럼 인터뷰, 집필등의 원고를 마치면 원고의 피드백혹은 보좌진들의 피드백을 거쳐 수정과정에 이릅니다. 완고후에는 잔금을 받고 출판까지 핸들링해드리기도 합니다. 원고의 완성은 출판으로 이뤄지는데, 사실 실물서적을 제작해야 하는 출판프로세스에서 어려움을 겪는 원저자분들이 많으시기 때문에 출판에 대한 어드바이스 내지, 직접 출판까지의 핸들링을 해드리기도 합니다.
4. 통상 대필작가를 통한 책 출간을 할 때, 드는 비용은 어느 정도인가요
대필작가를 통해서 책을 출간할때는 보통 1500만원~3000만원 정도이며(집필만)
대선후보같은 굵직한 후보들의 경우 수천만원이상~출판과 마케팅까지 억단위로 예산이 잡힙니다.
5. 대필작가로 만나본 정치인들의 모습, 여의도의 풍경은 어땠습니까. 대필작가 분들이 작업을 하다가 '먹튀'를 당하는 경우도 많아서 고충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회장님이 일 하면서 겪은 이야기들이 궁금합니다.
대필작가로 만나본 여의도 풍경은 “기가 쎈 분들의 암투의 현장”입니다.저는 정치를 모르지만, 그 세계는 저처럼 기가 약한 사람들이 가면 하루도 못버티는 그런 현장 같습니다. 정치쪽은 몸이 좋거나 돈이 많거나 기가 쎈분들이 가야할곳이지 저처럼 3가지가 다 안 좋으면 조기사망할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먹튀’라는 표현이 맞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원고를 다 쓰고서 잔금을 오늘내일하다가 못받는 경우나 비서진들이 다음에 드리겠다, 언제쯤 드리겠다...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그냥 연락이 두절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누구에게 호소를 해야할지 난감합니다. 출판기념회에 ‘대필작가협회’명의로 큰 축하화환을 한번 보낼까도 생각하지만 기가 쎈분들에게 이런 도발을 한다면 뒷감당을 못할거 같아 실천은 못하고 있습니다.
그밖에 기업을 쪼잔하게 운영하시는 분들의 경우 그 스케일만큼 이처럼 원고료앞에서 부정적으로 행동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작가에게 인터뷰빌미로 언어적 성추행이나 비하를 일삼거나, 녹취파일이 있음에도 책을 인터뷰를 통해 다쓰셔놓고도 내가 언제 그런이야기를 했느냐부터 나는 고급인력인데 고급인력의 이야기를 다 들었으니 원고료를 깎아야한다거나 환불을 해달라는 어이없는 분들도 계십니다.
더 나아가 말도안되는 내용으로 환불을 해놓고도 나같은 고급인력이 작가에게 인터뷰를 해주느라 시간을 낭비했으니 정신적 피해보상을 해달라는 식의 억지를 부리고 환불등의 조건에 서로 합의된 계약서가 명시되었음에도 그냥 떼쓰고 우기면 된다는 접근은 대화와 타협이 불가능합니다. 제가 미국/캐나다/일본/독일등 다양한 국적의 분들을 다 써봤지만 이런 케이스는 유독 우리 한국이 유일합니다.
일종의 한국적 문화인거 같습니다. 원고를 쓰다가 수정이 필요하면 협의를 해서 수정을 하면 될일이지만, 윽박부터 지르고 돈을낸사람이 ‘갑’이고 ‘을’은 부당한 행동을 해도 감내해도 된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는 구습은 이젠 사라져야하지 않나 싶습니다.
6. 정치인의 출판기념회가 선거 때마다 사실상 출마를 위한 후원회 성격으로 변질됐다는 비판도 나오는데요, 실제 자서전을 대하는 정치인들이나 캠프 관계자들의 태도는 어떠했나요
자서전을 대하는 정치인들이나 캠프 관계자들의 태도는 매우 ‘열정적’입니다. 물론 선거때까지만 ‘열정적’입니다. 모든 것을 다 쏟아부어야 하는 선거에서 출판기념회는 중요한 행사입니다.
후원회적 성격으로 변질된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꼭 후원회성격만으로 보기는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출판기념회를 통해서 유권자 내지 지지자들의 결집을 호소할수도 있고, 못다한 메시지를 전할수도 있으니까요. 더불어 선거를 치룰 때 ‘실탄’이 필요하니까 그럴수도 있겠고, 그만큼 모든 것을 선거에 다 걸기 때문에 열정적이 아닌가 싶습니다.
7. 회장님이 생각하는 대필작가라는 직업은 어떤 일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대필작가는 이제 전문직으로 변했습니다. 한국만의 독특한 현상이라기보다는 세계적이고 선진적 현상이라 생각합니다. 15여년전만 해도 대필작가는 그저 아무나 하면 되는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알음알음 지인을 통해서 대필을 맡기기도 했습니다만 대부분 결과가 좋지 않았습니다.
의사는 진료를, 약사는 약제조를, 변호사는 법률문제를 다루듯이 대필작가는 원고집필을 전문적으로 다룹니다. 의사진료후 진료비를 내고, 약을 제조받고 약값을 내고, 법률문제를 해결받고 법무비용을 내듯이. 원고집필에 대한 문제해결을 하고 원고료를 받는 것은 더 이상 숨겨야할 성격도 아니고 숨길 내용도 아닙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5번째로 미국유학생을 많이 보내는 국가이고, 미국이외 다른 선진국 유학생은 세계3위 수준이라 합니다. 이런 국가에서 유독 자서전이나 책의 대필을 더 이상 숨겨야할 이유는 없어보입니다. 선진문화체계가 자연스럽게 대한민국 출판분야에 스며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